1인 크리에이터의 시대, 새로운 디지털 리터러시

2024-01-31

 

전자기기만 가지고 있으면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초등학생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콘텐츠 제작자가 되어 자신의 채널을 운영하고, 다양한 플랫폼에 콘텐츠를 업로드한다. 그런 만큼 미디어 콘텐츠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 역시 확대되었다. 누구나 제작자가 될 수 있음은 곧 ‘레드오션’ 현상을 유발했고, 이로 인해 과열된 콘텐츠 시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제작자들은 자극적인 영상을 제작하거나 빠르게 여러 개의 영상을 만들기 위해 꼭 지켜야 할 것을 염두에 두지 않은 결과물들을 업로드하곤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기억해야 하는 실질적인 이야기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다양한 템플릿이 낮춘 진입장벽]

 최근 많은 사람들이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는 인스타그램 릴스에는 다양한 템플릿이 존재한다. 인기 릴스의 템플릿을 그대로 적용해 나의 영상을 제작할 수 있고, 음성까지도 사용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롱폼보다 숏폼 영상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과거에 비해 편집에 들이는 시간이 줄어들고 영상에 적용되는 효과보다 기확력이 중요해지기까지 하면서 누구나 쉽게 편집에 뛰어들어볼 수 있게 되었다. 영상을 시청하는 사람만큼이나 제작하는 사람이 많아진 만큼 이제는 영상 제작자의 디지털 리터러시 함양 역시 중요해졌다. 

 

[영상 제작 시 숙지해야 하는 것들]

 디지털 리터러시는 미디어 ‘문해력’인 만큼 미디어가 전달하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하는 말로 많이 쓰인다. 그러나 디지털 리터러시에는 수용자의 입장에서의 문해력 뿐만 아니라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할 때 책임감을 가지고 의미 있고 윤리적인 정보와 문화를 생산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디지털 시민성과 문화역량 역시 하나의 요소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영상 제작 시 간과하기 쉬운 것 중 하나는 ‘출연을 원하지 않는 이들의 권리’이다. 다양한 편집 프로그램으로 누구나 자신의 일상을 브이로그에 담을 수 있게 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타인의 콘텐츠에 등장하게 되는 사람들이 생겼다. 강의실에서 영상을 찍는 브이로거와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 데이트 영상을 찍는 커플과 같은 거리를 걷고 있는 사람들, 축구 경기장에서 득점 후 관중석을 찍는 크리에이터의 주변 사람들이 그 대표적인 예시이다. 작은 범위로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부터 넓게는 유튜브, 틱톡 등에 업로드되는 영상에까지 일반인이 찍혔음에도 이에 대한 문제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출연은 초상권을 침해할 수 있는 것인 만큼 직접 동의를 구하거나 모자이크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디지털 환경에서는 정보의 파급이 빠른 만큼 수용자가 정보를 받아들이기 전에 제작자가 정보의 진위 여부를 확실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극적인 소식을 접하면 높은 조회수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빠르게 업로드하고 싶은 욕심에 휩싸이겠지만 자극적일수록 사실이 왜곡될 가능성이 높아질 뿐더러 이후에 정정을 한다고 하더라도 정정된 정보는 파급 속도가 훨씬 느리기에 그 전에 미리 해당 정보의 타당성을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성실히 지키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수용자는 거짓 정보의 쓰나미를 경험하게 되고, 수용자에게 훨씬 높은 수준의 미디어 문해력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시청자의 유입을 만들어내기 위해 자극적인 썸네일을 만들고 실제 내용과 다른 제목을 붙이는 것 역시 주의해야 한다. 자칫하면 재미를 위해 붙인 제목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퍼져나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접하는 이들의 정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볼 수 있다]

 이렇게 디지털 콘텐츠, 특히 영상을 제작할 때 제작자의 입장에서 꼭 지켜야 하는 것에 대해 숙지하고 있는 것은 곧 콘텐츠를 접했을 때의 문해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콘텐츠를 누가 만들었는지, 해당 콘텐츠는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어디를 통해 유통되고 있으며 콘텐츠 안에 등장한 인물과 제작자, 그리고 유포자는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파악하게 되면 영상이 제작된 목적과 영상 속 오류, 혹은 영상에서 지켜지고 있지 않은 윤리적 측면에 대해서도 빠르게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곧 어떤 채널을 즐겨볼 것인지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데에도 도움이 되며, 자연스럽게 올바르고 건강한 콘텐츠를 선별해 시청하는 미디어 문해력 역시 성장하게 될 것이다.

 

 누구에게나 영상을 제작하고 유통할 권리가 주어지고 있는 요즈음, 이번 기사를 통해 내가 먼저 앞장서서 올바른 디지털 리터러시 문화를 형성하려고 하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작은 노력만으로도 건강한 디지털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니, 콘텐츠의 양이나 속도 뿐만 아니라 콘텐츠의 질과 윤리에 대한 고찰까지 놓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