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사회에서 소외되는 이가 없게 하는 것도 디지털 리터러시!

2024-02-14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일상은 미디어와 떼어놓을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보를 찾기 위해 사전이나 백과사전을 뒤적이는 건 옛말이며, 다양한 플랫폼에 업로드된 영상을 통해 빠르고 간편하게 필요한 정보를 획득한다. 영상 자료와 친절한 음성이 함께하는 만큼 어려운 정보를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세상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소식도 영상으로, 내 또래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역시 영상 형태의 브이로그로 접하곤 한다. 미디어, 그 중에서도 특히 영상 콘텐츠의 급부상으로 인해 미디어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는 문해력, 허위 정보와 진실을 구분해낼 수 있는 능력, 플랫폼과 툴을 효과적으로 사용해 책임감 있는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능력 등이 강조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바로 디지털 리터러시다. 

 

가짜뉴스나 자극적인 콘텐츠가 확산되면서 앞서 언급한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들이 점차 강조되고있지만 디지털 리터러시에는 더 많은 역량이 포함된다. 그 중에서 오늘 조명해볼 것은 ‘디지털 균형’과 ‘디지털 사회성’ 영역에 관한 것이다. 디지털 균형은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을 의미하며 디지털 사회성은 온라인에서의 소통 및 예절 역량을 향상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두 가지 영역은 모두 디지털 사회의 구성원 중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격차가 발생하지 않고 사각지대가 형성되지 않도록 하는 것과 연결된다.

 

디지털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디지털 시대의 취약층이 누구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디지털 사회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대표적인 이들은 ‘고령층’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미디어와 디지털 기기들을 접해온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청년층과는 달리 이들은 너무 많은 기술의 변화를 겪어 왔고, 기술의 빠른 발전을 따라가지 못해 생긴 간극을 가장 생생히 마주하고 있는 세대이다. 디지털 기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흔히 사용되는 디지털 용어의 의미가 무엇인지, 디지털 세계에서는 어떤 정보가 높은 신뢰도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이들이 획득하는 디지털 정보에는 한계가 생기기 쉽다. 그렇기에 디지털 리터러시가 일상 속에서 실현되기 위해서는 이들을 위한 교육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며, 다양한 교육을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충청남도에서 ‘디지털 배움터’를 만들어 키오스크, VR 사용 등에 대한 강의를 제공한 것이 있다. 고령층 뿐만 아니라 생활이 어려워 디지털 환경을 자주 접해보지 못한 아동 역시 디지털 취약계층에 포함되는데, 이들을 위해서도 디지털 정보에 대한 직접적인 교육을 지원하거나 또래와의 디지털 정보 격차를 경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디지털 미디어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KT&G 장학재단이 언택트 교육지원 장학사업을 진행하며 디지털 정보를 읽고 분석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교육을 시행하거나 지역 사회복지기관의 아이들에게 교육용 태블릿PC를 지원해 디지털 미디어 기기를 이용하여 직접 정보를 획득하는 경험을 형성해주는 것 등이 있다.

 

디지털 균형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겨지는 디지털 사회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디지털 사회를 이루는 우리는 디지털 환경에서 주어지는 정보나 콘텐츠를 누릴 권리를 누구나 동등하게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디지털 ‘사회성’이라는 말로 해당 역량을 정의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우리가 모두 하나의 디지털 사회에 연결되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 사회의 시민으로서 개개인의 책임감과 세심함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웃고 떠들 수 있게 하는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다 보면 지켜야 하는 선을 넘어버릴 때가 있다. 사회적 소수자들의 소수성을 희화화하고, 그 과정에서 상처를 주는 일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정 인종의 생김새를 과장해서 콘텐츠에 담아내거나 장애를 개그 소재로 사용하는 콘텐츠가 공개되고 확산되면 해당 콘텐츠의 주인공과 자신의 모습을 동일시하는 이들은 자신과 같은 이들이 디지털 사회의 시민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 소외감과 높은 수준의 불쾌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행동은 디지털 사회성이 지켜지지 않아 소외되는 사람을 만들게 되는 것, 즉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러므로 특히나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제작하는 콘텐츠가 디지털 포용성을 갖추었는지, 편협한 시선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는지를 꾸준히 확인해야 하며 콘텐츠를 시청하는 사람들 역시 이로 인해 상처 받는 이들이 없을지 고민하고, 함께 논의할 필요성이 있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사회성 역량을 논할 때에는 온라인 집단/언어/성폭력, 성착취 등을 예방하는 교육의 필요성까지 함께 대두되곤 한다. 건강한 디지털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디지털이 가진 순기능이 확장되어야 하지만, 익명성과 빠른 정보의 확산성이라는 특징을 등에 업고 학교 및 직장에서의 따돌림이나 성범죄에도 디지털 기술이 악용되곤 한다. 이렇게 되면 디지털 기술로 인해 사회와 단절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 소외되는 이들, 곧 피해자들이 생기는데 이는 앞서 언급했던 시민으로서 모든 이들이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는 디지털 사회의 특징에 어긋나는 것이며 윤리적으로도 큰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 만큼 해당 문제의 해소를 위해 디지털 윤리 및 이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기술을 악용하지 않도록 하는 시스템의 구축 역시 필수적이다. 이것이 이루어질 때, 모든 사람들이 불안함 없이 동등하게 디지털 사회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단순히 디지털 정보를 효율적으로 다루고, 거짓 정보를 판별해내는 것 뿐만 아니라 하나의 디지털 사회에서 함께 시민이 되어 살아가는 것, 소외되는 이들이 없도록 디지털 역량을 교육하고 미디어를 접할 수 있는 기기를 제공하는 것, 윤리 의식을 강조하는 것이 모두 디지털 리터러시의 영역임이 이 글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전달되었으면 한다. 디지털 사회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편리함을 온전히 누림과 동시에 이러한 편안함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작지만 강한 노력에 동참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디지털 사회의 시민이 가지는 권리를 획득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